오랜만에.... 산사[山寺]이야기...

오랜만에.... 산사[山寺]이야기...

독락[獨樂] 11 3,315
이른 새벽...

아직 새벽 안개가 채 걷히기도 전의 산길을 오르는 그 오묘한 정취는 아는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감동적인 순간 입니다.

짙은 안개가 어슴프레 피어오르며 내딛는 걸음 걸음에 조금씩 환해지는 그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

마치 전설속의 누군가가되어 있는 신비스러움...

새벽산사를 찾는 즐거움은 산 아래서부터 시작 됩니다.

저 멀리 법계[法界]의 시작을 알리는 일주문[一柱門]이 희미하게 보일즈음엔 어느새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초연해 짐을 깨닫습니다.

말로만 떠드는 종교의 가벼움은 오감으로 체득케 되는 종교의 깊이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혀놀림으로 인해 인지되는 종교의 진리라면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에서 느껴지는 시간과 역사의 깊이보다 나을것도 없습니다.

종교란 무릇 내면에서의 깨달음에 그 본래의 가치가 있습니다. 종교는 그 가치와 목적이 앎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깨우침과 깨달음에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불가의 규율을 알지 못한다 해도...

비록 부처의 가르침에 귀의치 않는다 해도...

세속의 속된 몸과 마음가짐이 이 새벽 산사를 걷는 잠시잠깐이나마 청정해 질수 있고, 또 그러함을 느끼게 된다면 그 어느 종교보다 큰 깨우침을 얻는것 입니다.

내 몸을 감싸던 새벽안개가 살며시 걷칠즈음... 내 몸과 마음을 뒤덮고 있던 욕심과 사사로운 감정들이 함께 옅어지고, 이내 고요속의 평정을 찾게 됩니다.

몇몇의 산문을 지나는 동안 땀에 젖어 무거워진 몸에 반해 오히려 가벼워진 발걸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새 동쪽 하늘로부터 여명이 밝아와 부처의 세계는 이내 밝은 빛으로 환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정갈하게 비질되어있는 법당 마당에서서 아직은 인적이 없는 아침산사를 휘휘 둘러 봅니다.

산새우는 소리... 바람소리... 풍경소리...

조용이 눈을 감고 이 호사스러운 여유를 한껏 만끽해 봅니다.

내가 살아 있음에... 내가 이세상에 숨쉬고 있음에... 더없는 행복감이 밀려 옵니다.

그동안 몸과 마음을 짙누르던 삶의 무게가... 어느새 간곳없이 한껏 가벼워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새벽산사는...

그렇게 말없이 새로운 나를 만들어 줍니다.

무거운 발걸음도 잠깐의 휴식으로 다시금 일상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수 있게끔 힘을 얻었습니다.


밝아오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더없이 행복한 마음으로...

부처의 세계를 떠나 삶의 터전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속리산 법주사에서...

獨樂.... 

Comments

비싸이너
좋은사진 잘보고갑니닷~~ 
헤이스트
와우~ 독락님 멋져요~ 후후~
아우~ 나두저런글 써보고싶은데... 글제주가없어서...^^
emoticon_113 
움움~
^^
emoticon_091 
아수라백작
아름다운 사진과 멋진글....그리웠습니다^^;; 
허브
"말로만 떠드는 종교의 가벼움은
 오감으로 체득케 되는 종교의 깊이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동감입니다.
조만간 가족과 산사(山寺)에 가보고 싶네요.
emoticon_066 
★쑤바™★
독락님...
싸이 갔다가 이  글 봤죠.
한동안 마음이 일렁거려서 막막 빠져 들었다는..ㅋ 
가이아
산사춘으로 봤다눈.....ㅎ ^^ 
하루
사진과 글 너무 좋네용 ..행복하세요..^^ 
윤찡
올만이네요..^^   
아켄
왠지 공기가 굉장히 좋아지는 듯한????(가슴이 맑아지는??)
그런 사진이네욤;;; 
KENWOOD
오랫만이시네요,,,독락님~~
제가 젤루 좋아하는,,,산사(山寺)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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